
문정희 시인의 신작 시집 『작가의 사랑』이 민음의 시 245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지구 위를 걷듯 시를 쓰는 시인 문정희에게 ‘세계적’이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필요치 않다. 도리어 문정희는 세계로 나아가기보다는 세계를 품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더 넓고 깊은 사랑을 보여 준다. 그것은 여성의 목소리로 가능한 사랑이다. 작가의 글쓰기로 가능한 사랑이기도 하다. 문정희는 『작가의 사랑』을 통해 시인만이 가능한 ‘곡시’로 부당한 이유로 이름을 빼앗긴 여성들을 호명하고 위무한다. 시로 쓰다듬는다. 사랑으로 복원시킨다.
■ 애국심은 팬티와 같아
여섯 명의 여성 작가가 무릎을 맞대고 모여 있다. 이제 막 사랑의 경험을 이야기하려고 할 때, 폴란드 시인이 말한다. 사랑 이야기보다 아우슈비츠의 기억이 우선이라고. 그전에 사랑을 말하는 자는 작가가 아니라고. 순간 침묵을 깨고 문정희는 말한다. “애국심은 팬티와 같아. 누구나 입고 있지만 나 팬티 입었다고 소리치지 않아.”
『작가의 사랑』에서 문정희의 동선은 국경이 무의미하다. 그는 세계의 시인과 시민을 자유롭게 만난다. 그 만남의 노래가 코즈모폴리턴의 얄팍한 포즈나, 무심결에 드러내는 제1세계 지향이라면 결코 시가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문정희의 여행은 시가 된다. 할머니의 꽃상여 지나가고 젊을 적 어머니가 참척의 비극을 겪은 남도에서 자유가 쉬워 보였던 뉴욕과 메가폰을 들고 시를 읊었던 아르헨티나의 재래시장까지. 발 딛는 곳 어디에서나 시인은 쓸쓸한 애국심을 몸 한쪽에 놓아 둔 채로 시와 여성 그리고 생명을 노래한다. 이러한 문정희의 시적 여정은 곡시의 발걸음과 다름 아니다.
■ 애국심은 팬티와 같아
여섯 명의 여성 작가가 무릎을 맞대고 모여 있다. 이제 막 사랑의 경험을 이야기하려고 할 때, 폴란드 시인이 말한다. 사랑 이야기보다 아우슈비츠의 기억이 우선이라고. 그전에 사랑을 말하는 자는 작가가 아니라고. 순간 침묵을 깨고 문정희는 말한다. “애국심은 팬티와 같아. 누구나 입고 있지만 나 팬티 입었다고 소리치지 않아.”
『작가의 사랑』에서 문정희의 동선은 국경이 무의미하다. 그는 세계의 시인과 시민을 자유롭게 만난다. 그 만남의 노래가 코즈모폴리턴의 얄팍한 포즈나, 무심결에 드러내는 제1세계 지향이라면 결코 시가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문정희의 여행은 시가 된다. 할머니의 꽃상여 지나가고 젊을 적 어머니가 참척의 비극을 겪은 남도에서 자유가 쉬워 보였던 뉴욕과 메가폰을 들고 시를 읊었던 아르헨티나의 재래시장까지. 발 딛는 곳 어디에서나 시인은 쓸쓸한 애국심을 몸 한쪽에 놓아 둔 채로 시와 여성 그리고 생명을 노래한다. 이러한 문정희의 시적 여정은 곡시의 발걸음과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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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um est notare quam littera gothica, quam nunc putamus parum claram anteposuerit litterarum formas.